미국 버몬트주 러틀랜드 카운티에 있는 맨든 마을에는 조금 색다른 댕댕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씨의 8마리 반려견입니다.
“제 아이들은 모두 특별한 아이들이에요.”
6마리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고, 다른 2마리는 입양되었다가 파양된 녀석들입니다.
트레이시 씨가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몸이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기죽는 아이들은 아니에요. 보다시피요.”
댕댕이들은 휠체어를 끌고 신나게 달리며 장난감을 물어오거나 새를 쫓습니다.
트레이시 씨의 반려견들은 모두 보호소 출신으로 그녀가 보호소에서 이 녀석들을 입양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함께 살던 반려견 헤이든이 퇴행성 골수증을 앓아 걷지 못하게 되었어요. 모든 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하는 존재가 시름시름 앓는 걸 지켜본다는 건 너무 가슴 아픈 일이에요.”
하지만 가슴 아파하는 트레이시 씨와 달리, 헤이든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헤이든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 트레이시 씨는 세상이 무너진 듯 슬퍼했지만 녀석이 보여주었던 긍정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헤이든은 몸이 아파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날 이후로 트레이시 씨는 지역 보호소를 방문해 헤이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한두 마리씩 입양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장애견들이었습니다.
장애견들은 더 많은 관심과 손길이 필요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낮습니다. 대부분 평생 입양되지 못하거나 보호소에서 쓸쓸히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트레이시 씨 눈에는 녀석들 모두 다른 댕댕이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헤이든을 돌보며 알게 되었어요. 녀석들 자체는 깨 발랄한 평범한 강아지들이에요. 몸이 잘 안 움직이고 그걸 제가 좀 더 도와줄 뿐이죠.”
그리고 트레이시 씨의 예상대로, 그녀가 입양한 8마리의 댕댕이들은 똥고발랄하게 눈밭 위를 뛰어다니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즐거운 일상을 페이스북 페이지(The Fowler Herd)를 통해 전부 공개하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씨와 반려견들의 모습에 감명받은 한 네티즌이 ‘장애견을 키우는 게 힘들지 않느냐’라고 묻자, 트레이시 씨가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혹시 평범한 개를 키우면서도 똥오줌을 치울 때마다 인상을 쓰시나요? 만약 조금이라도 힘들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그분들에겐 장애견을 키우는 걸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무렇지 않다면, 음… 저 같은 경우는 장애견과 평범한 개를 키우는 것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트레이시 씨는 휠체어에 바퀴 대신 스키를 장착한 댕댕이들이 나뭇가지를 물어오는 영상을 공개하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눈이 와도 녀석들의 마음은 언제나 봄입니다. 녀석들이 행복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 가고 싶다면 페이스북으로 언제든지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