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LA에서 활동하는 사설 동물구조대(Alley Cat Rescue)는 아기 고양이 2마리를 돌봐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회색 고양이 제임스와 오렌지색 고양이 자코비입니다.
제임스와 자코비는 서로에게 꼭 붙어 떨어질 몰랐고,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냥냥송을 부르며 합창하곤 했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2시간마다 밥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두 형제는 한 임보 가정으로 보내졌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털북숭이 집사를 만납니다.
바로 5살의 댕댕이 피클스입니다!
피클스는 항상 무표정에 육중한 덩치를 지니고 있지만 애교로 똘똘 뭉친 댕댕이입니다. 항상 엉덩이를 보호자 옆에 붙이고 쓰다듬어 달라며 드러눕는 녀석입니다.
제임스와 자코비를 만난 날, 피클스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두 아기 고양이에게 느릿느릿 다가오더니 녀석들을 두 앞발 사이에 끼고 엎드렸습니다. 지켜주겠다는 뜻이었죠!
몇 주가 지난 후, 지금은 아기 고양이들과 피클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집안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던 자코비가 피클스 뱃살에 머리를 기대고 눕자, 피클스가 녀석의 정수리를 핥았습니다.
뒤따라온 제임스는 피클스의 통통한 몸통 위를 네 발로 돌아다니다 엎드려 눈을 감았습니다.
잠시 후, 눈을 뜬 두 아기 고양이는 몸속에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또다시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저러다 또 잠듭니다. 몸에 연료가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뛰어다니고, 밥을 먹어서 연료를 채우고, 피클스 옆에서 자면서 연료를 회복합니다. 그게 이 녀석들의 일상이에요.”
실컷 뛰어다니던 두 형제는 각각 피클스의 등과 머리 위에 누워 낮잠을 잤습니다.
“몸이 무거워도 머리를 깔고 앉아도, 피클스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기 고양이와 함께 자는 걸 즐기니까요.”
앨리캣 구조대는 이들의 일상을 SNS에 꾸준히 공유하며, 두 아기 고양이를 입양할 누군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 앨리캣 구조대가 SNS를 통해 피클스와 두 아기 고양이의 소식을 알렸습니다.
“드디어 제임스와 자코비가 새 가정집에 입양되었습니다! 비록 피클스의 품을 떠나게 되어 슬프겠지만, 그곳에도 녀석들을 영원히 사랑해 줄 가족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제임스와 자코비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한편, 제임스와 자코비를 훌륭하게 키워낸 피클스에게 감명받은 구조대는 피클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한 아기 고양이들의 임보를 꾸준히 부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