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이 먹는 펫푸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조 5천억 원대에 진입했다.
20일 (사)한국펫사료협회(회장 김종복)에 따르면 우리나라 펫푸드 시장은 어린 반려동물과 노령 반려동물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연령의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어린 반려동물과 노령 반려동물을 위한 키튼(kitten, 어린 강아지) 사료와 시니어(senior, 노령 강아지) 사료의 구매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영양 성분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연령별로 특화된 고급 펫푸드 수요가 늘어난 것.
여기에 사람이 먹어도 괜찮을 정도의 ‘휴머니제이션'(humanization) 경향까지 뚜렷해지면서 펫푸드 가격이 확연히 비싸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흐름.
한국펫사료협회가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2022 국내 펫사료 시장 현황과 미래 설명회’에서 유로모니터 문경선 수석연구원<사진>은 “우리나라 펫푸드 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1조5천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중 강아지는 8천959억원, 고양이는 6천274억원 규모다. 건사료, 습식사료, 간식까지 포함된 규모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는 지난 2020년의 경우엔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소비자가 기준, 개&고양이)를 약 1조 2천650억원으로 추정했었다.
펫푸드 판매 Top 10엔 수입품이 절대 다수…하림, 대주가 그나마 선전 중
한국펫사료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강아지 펫푸드 브랜드 중 국내 판매 1위는 로얄캐닌이었다.
이어 △2위 네츄럴코어 △3위 ANF △4위 뉴트리나 △5위 마즈 시저 △6위 펫큐리안 △7위 하림펫푸드 ‘더리얼’ △8위 펫더맨 △9위 힐스 △10위 프루너스로 나타났다.
고양이 펫푸드 브랜드에서도 국내 판매 1위는 로얄캐닌.
이어 △2위 대주펫푸드 ‘캣츠랑’ △3위 챠오 △4위 뉴트리플랜 △5위 프로베스트 △6위 하림펫푸드 ‘더리얼’ △7위 내추럴발란스 △8위 ANF △9위 뉴트로 △10위 위스카스 순으로 조사됐다.
아직도 우리나라 펫푸드 시장의 경우, 해외 브랜드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하림펫푸드가 펫푸드 고급화를 부르짖으며 내놓은 ‘더리얼'(The Real)이 그나마 선전을 벌이고 있고, 길고양이 캣맘들이 많이 구입하는 대주펫푸드 ‘캣츠랑’이 국산 브랜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구매 채널은 60% 이상이 온라인 e-커머스…동물병원은 해외 브랜드보다 ‘처방식’ 사료 판매로
이와 함께 펫푸드 구매 채널의 중심은 최근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 e-커머스를 통한 구매 비율이 전체의 63%까지 이르러 다른 오프라인 채널을 압도하고 있는 것. 미국 온라인 유통비율(22%)과 비교해도 3배 정도.
반면, 펫샵 등 전문점 유통비율은 2019년 24%에서 2021년 17%로, 동물병원 푸드 유통비율은 2019년 7.5%에서 2021년 5.8%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수의사들에 의한 처방식 사료 시장은 매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경우 1천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문 연구원은 추정했다. 전체 펫푸드 시장의 7% 수준. 미국(4%), 일본(6%)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도 높다.
동물병원들이 해외 브랜드 사료 판매보다는 ‘수의사’의 신뢰도를 앞세운 처방식 판매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로모니터, “2021년 대한민국 반려동물은 467만 마리”
한편, 유로모니터 문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은 467만마리”라고 추산했다. 강아지 328만마리, 고양이 139만 마리를 합한 것.
우리나라 펫산업 시장 규모를 얘기할 때 흔히 인용하는 ‘860만 마리’와는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무려 400만 마리 차이다.
문 연구원은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른 추정치”라며 “지난해 통계청은 우리나라 전체 2천92만7천여 가구 중 312만9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다만 이 수치는 가구당 반려동물 보유 유무만 확인한 것으로, 개체 수는 조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제 반려동물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기사 일부 (고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