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를 만지거나 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기만 해도 기침·콧물이 나고 피부가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개·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는 없을까?
예방도, 완치도 쉽지 않아…알레르기 근본 치료는 면역요법
개·고양이 알레르기는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예방이 어렵다. 완치도 쉽지 않지만 주사나 약물 치료로 증상을 줄일 수는 있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항히스타민제 복용이 도움이 된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려면 몸의 면역 체계를 바꾸는 면역요법을 시도해야 한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항원·抗原)을 몸에 조금씩 투여해 몸이 항원에 덜 예민하게 바꾸는 치료다.
개나 고양이를 키운다면 ▲털이 길게 자라지 않는 종을 선택하거나 ▲털을 최대한 짧게 깎거나 ▲동물에게 옷을 입히는 게 도움이 된다.
더불어 ▲자주 빗질해줘 빠진 털을 빨리 제거하고 ▲목욕을 자주 시키고 ▲개는 배변패드, 고양이는 화장실 모래를 수시로 갈아주는 게 좋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박강효 원장은 “특히 고양이는 여름에 ‘털을 뿜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털이 빠진다”며 “빗질로 자주 털을 골라내 없애줘야 한다”고 말했다.
털 알레르기 적게 해주는 견종은 어떤 것이?
강아지 털 알레르기 때문에 개를 키우지 못한다면, 알레르기 유발이 적은 품종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 몰티즈(Maltese)
개털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당단백질(glycoprotein)은 모든 개에게서 분비된다. 개의 비듬이나 타액, 소변 등에서 발견된다. 몰티즈는 당단백질 분비량이 적은 개다.
털 날림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엉킴 방지와 집 안에 비듬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야외에서 브러싱질 해주는 것도 좋다.
# 비숑 프리제(Bichon Frise)
몰티즈와 마찬가지로 비숑 프리제는 당단백질 분비량이 적다.
이중모인 비숑 프리제는 정기적인 빗질을 해주는 것이 털 엉킴 예방과 윤기 유지에 좋다.
# 푸들(Poodles)
스탠다드 푸들(Standard Poodle)), 미니어처 푸들(miniature Poodle)), 토이 푸들(Toy Poodle) 모두 크기 차이일 뿐 동일 품종으로 보는데, 크기에 상관없이 푸들은 모두 털 알레르기 유발이 적은 품종이다. 털의 밀도는 높은 편이며, 털 날림이 적다.
# 포르투갈 워터 독(Portuguese Water Dog)
포르투갈 워터 독은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가 키운 개로 유명하다. 미국의 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개털 알레르기를 갖고 있어 이 개를 선택했다는 말도 있다.
포르투갈 워터 독은 털이 두 종류다. 하나는 웨이브 지고 광택이 있는 긴 털이며, 또 다른 종류는 광택이 없고 짧게 말린 털이다.
# 그외 이런 견종도…
이 밖에도 미니어쳐 슈나우저(Miniature Schnauzer), 스탠다드 슈나우저(Standard Schnauzer), 자이언트 슈나우저(Giant Schnauzer), 꼬똥 드 툴레아(Coton de Tulear), 베들링턴 테리어(Bedlington Terrier), 차이니스 크레스티드(Chinese Crested), 스프트코티드 위튼테리어(Soft Coated Wheaten Terrier), 쇼로이츠퀸틀리(Xoloitzcuintli), 케리 블루 테리어(Kerry Blue Terrier), 아이리시 워터 스패니얼(Irish Water Spaniel) 등이 있다.
한편, AKC(American Kennel Club, 미국애견협회)는 “강아지 고양이의 털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잠자리 침구를 자주 세탁하고 빗질을 자주 해주라”고 권한다. 또한, “가급적 사람과 함께 자는 것을 삼가고, 카펫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만약 털 알레르기만큼은 참을 수 없다면, 무작정 반려동물을 키우려 하기 보다는 “나는 어떤 것을 가장 중요시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신의 괴로움 때문에 다른 한 생명을 파양시키거나 유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