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쥐다. 하지만 몸통은 사슴이다.
지구상 가장 작은 발굽 포유동물이 30년 만에 카메라에 포착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세계야생생물보존협회(GWC)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쥐사슴(mouse-deer)이 베트남 나짱 인근 저지대 열대림에서 무인카메라에 잡혔다”며 “쥐사슴의 생존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인 보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쥐 크기의 사슴처럼 생겼지만 쥐도 사슴도 아닌 이 동물은 2개의 송곳니가 특징적이며 0.7~0.8㎏의 작은 몸집을 가졌다. 성격은 수줍음이 많고 주로 외딴곳에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존 종의 수는 10종인데, 그중 대다수가 아시아에 서식한다.
GWC는 등이 잿빛인 사슴이 있다는 지역 주민과 산림 경비 대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무인 카메라 3대를 설치했고, 이후 29대를 추가로 설치해 5개월에 걸쳐 쥐사슴 사진 1천881장을 찍었다.
안 응고옌 탐사대장은 “무인카메라에 뭐가 찍혀 확인했는데 쥐사슴이어서 깜짝 놀랐고 정말 기뻤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이 종(쥐사슴)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해 왔다. 이제 실제로 여전히 저 밖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상, 다시 이 종을 잃지 않도록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11일 자에 실렸다.
1910년 베트남 남부 나트랑에서 첫 발견된 쥐사슴은 1990년 러시아-베트남 탐사대가 죽은 개체 1마리를 확인한 것을 끝으로 사라져 그동안은 밀렵꾼들에 의해 쥐사슴은 완전히 멸종된 것으로 간주돼 왔다.
바니 롱 GWC 동물보호 담당 선임국장은 “재발견과 이미 시행된 초기 보호 조치는 시작일뿐”이라며 “앞으로 충분한 개체 수를 보유한 1~2개 서식지를 찾아내 보호와 종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GWC는 쥐사슴의 정확한 개체 수와 생존에 미치는 위협 등을 탐색하는 임무를 시작했으며, 향후 본격적인 종합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