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자신을 주유소에 버리고 간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강아지는 새 가족을 만난 뒤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지난 2018년 10월 26일 한 주유소를 방문한 은혜 씨는 그곳에서 삐쩍 마른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다.
강아지는 길거리 생활을 오래 했는지 털이 지저분 해진 상태였고, 몸을 벌벌 떨며 한껏 움츠리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은혜 씨는 주유소 직원분께 강아지에 대해 물었고 가슴 아픈 사연을 듣게 됐다.
발견 당시 핑코. 털 상태는 엉망에 삐쩍 말랐었다. |
어느 날 주유소 주변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발견한 주유소 직원은 CCTV를 통해 한 차주가 강아지를 버리고 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안타까웠지만 워낙 그곳에 강아지들을 버리고 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 무턱대고 거둘 수 없어 임시 거처만 만들어준 상태였다.
은혜 씨는 “코앞은 고속도로라 차들이 쌩쌩 달리고 밥도, 물도 먹지 못해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아이를 그냥 두고 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주유소 직원분께 허락을 받고 데리고 왔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낯선 환경에 불안해했던 과거. |
발견 당시 강아지의 나이는 한 살 정도로 어렸다. 하지만 나이답지 않게 잔뜩 주눅이 들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건강검진 차 데리고 갔던 동물 병원 수의사는 남자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과 공포심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남자 주인에게 학대 당했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기본적인 ‘앉아’도 몰라 엉거주춤 서있고 꼬리를 잔뜩 내린 채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라 하는 강아지에게 은혜 씨는 ‘핑코’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돌봤다.
은혜 씨 가족의 사랑과 관심으로 점차 기력을 회복한 핑코. |
그렇게 1년8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핑코는 이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앉아’, ‘엎드려’, ‘안녕하세요’ 등 많은 개인기를 갖게 된 것은 물론 빽빽이 인형을 던져달라고 애교를 부리는 사랑둥이가 됐다.
은혜 씨가 우울해 보이면 와락 달려들어 얼굴에 뽀뽀를 해주고,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고개를 휙 돌리거나 얼굴을 이불에 쏙 넣는 귀여운 행동도 한단다.
행복한 표정을 짓는 현재의 핑코. |
“산책을 가도 주저앉아 움직이지도 못하고 제 다리에 꼭 붙어 있더니 이젠 완전 똥꼬발랄해졌어요. 자기 기분 표현을 확실하게 할 줄 알게 돼 너무 기뻐요”라고 말하며 웃는 은혜 씨.
핑코는 전 주인이 차를 타고 가다 유기를 해서 그런지 차를 타는 것을 무서워했는데 지금은 먼저 나서서 타고 창문을 열어달라고 마구 긁는 모습도 보인다고.
산책을 즐길 줄 알게 된 핑코! |
이렇게 변화하기 까지는 가족들의 무한한 사랑과 관심이 있었단다.
핑코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은혜 씨. 산책을 나가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을 하고 외출을 하면 올 때까지 현관 입구에 엎드려 기다릴 정도란다.
잠시 은혜 씨가 일주일 넘게 타지에 있다 온 적이 있는데 그때 핑코는 은혜 씨의 어머니 옆에 꼭 붙어 있었단다.
세상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핑코. |
당시 어머니는 드디어 핑코가 은혜 씨만큼 엄마를 좋아하게 됐다고 엄청 기뻐하셨는데 집에 돌아가자마자 언니 껌딱지가 돼 엄청 서운해하셨다고 한다.
편애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핑코는 가족들 모두를 골고루 사랑하고 있다.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오래 자는 것 같다 싶으면 괜찮은지, 살아있는지 확인을 하듯 얼굴 쪽에 바짝 다가선다고.
가족들 옆에서 꿀잠 자는 중인 핑코. |
코를 골면서 자다가도 번쩍 눈을 떠선 부랴부랴 가족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핑코의 모습을 보면 괜스레 감동도 받고 짠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더 이상 핑코처럼 버려지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는 은혜 씨.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알고 신중하게 생각하여 아이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함께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모든 멍멍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멍~!” |
또, 은혜 씨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핑코야. 앞으로 네가 걷게 될 모든 길이 꽃길이길 바라고 그 모든 길 위을 언제나 내가 함께 할게”라며 “그러니 언니 곁에서 오래오래 함께 해줘”라고 말했다.
이어 “내 앞에 나타나줘서, 부족한 나와 가족이 되어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해”라며 “너에게 받은 사랑만큼 채워줄 수 있도록 홀로 긴 시간 외롭게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언니가 더 노력할게. 많이 사랑해. 우리 핑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