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블록 카운티에는 인사성이 참 밝은 댕댕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보호소에 있는 예의 바른 댕댕이, 스펙입니다!
스펙은 가만히 엎드려있다가도 사람이 지나가는 인기척만 들리면 벌떡 일어나 철조망 사이로 발을 쭉 뻗습니다. 발이 안 닿을 것 같으면 빈틈에 얼굴을 쑤셔 넣으면서까지 길이를 늘입니다.
파르르 떨리는 발끝이 사람에게 간신히 닿으면 그제야 안도감을 느끼는지 꼬리를 좌우로 마구 흔듭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블록 카운티 지점 관리자 데시레이 씨는 애처로운 표정으로 발을 뻗는 스펙과 악수하며 말했습니다.
“스펙이 원하는 건 악수입니다. 나아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죠.”
데시레이 씨는 스펙이 외로워할까 봐 친구를 넣어주기도 했지만, 녀석의 관심은 오로지 사람뿐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지나가도 십년지기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겨줘요.”
방문객이 스펙에게 손을 가져다 대자, 녀석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개라도 된 듯 발라당 드러누워 재롱을 부립니다. 그러나 방문객이 자리를 옮기자 금세 울상이 되어 구석에 엎드립니다.
데시레이 씨는 사랑스러운 성격을 지닌 스펙이 금방 입양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녀석은 1년 6개월째 보호소 구석에 남아 선택받기를 쓸쓸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펙이 안타까웠던 데시레이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철조망 사이로 발을 쭉 내미는 스펙의 모습과 사연을 공유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녀석의 입양 가능성이 커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데시레이 씨가 페이스북에 다시 접속했을 그녀가 올린 영상은 10만 조회 수와 함께 엄청난 수의 댓글이 달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렸던 입양자가 나타났습니다.!
데시레이 씨가 이 좋은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습니다.
“스펙이 입양되었습니다! 너무 행복해요!”
스펙을 입양한 가족은 약 105,000㎡ 크기의 넓은 농장을 가지고 있으며, 스펙을 데리러 조만간 보호소로 방문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많은 사람이 댓글을 통해 스펙의 입양을 축하하자, 데시레이 씨가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번 입양은 스펙의 영상을 보며 즐거워해 주셨던 한 분 한 분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해요. 그뿐만 아니라 스펙의 성공적인 입양은 저와 보호소 직원들에게도 큰 감동과 힘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스펙과 같은 아이들을 입양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