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불독이나 퍼그 같은 단두종은 사지 마세요.”
그 말이 맞았다. 영국 RVC(Royal Veterinary College, 왕립수의대학)가 강아지 품종별 평균 기대수명을 조사했더니, 개량형 단두종들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영국 RVC 연구진은 지난 2016년 초부터 2020년 7월 사이에 죽은 강아지 3만여 마리를 대상으로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을 조사했다. 프렌치 불독부터 잭 러셀 테리어까지 영국에서 많이 키우는 18 견종과 그 믹스견들까지.
그랬더니 기대수명이 가장 긴 품종은 잭 러셀 테리어로 12.72세, 가장 짧은 품종은 프렌치 불독으로 4.53세였다. 둘 사이엔 8살이나 차이가 났다.
프렌치 불독 4.53세, 퍼그 7.7세… 반면 테리어 품종들은 11살 넘게 장수
다만, “영국에서 최근 수년간 프렌치 불독 반려가구가 급증하면서 일찍 죽는 강아지도 함께 많아진 것도 한 원인”이란 단서는 달았다. 그렇다 해도 단두종들의 기대수명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잉글리시 불독(7.4세), 퍼그(7.7세). 아메리칸 불독(7.8세) 등.
과도하게 품종을 개량하면서 호흡기가 짧아져 단두종 강아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고질적인 호흡 문제에 시달린다. 비공(콧구멍) 협착, 호흡 곤란 등.
또 눈이 튀어나와 각막염, 피부 주름 탓에 피부염, 긴 몸통에 짧은 다리로 척추병, 너무 큰 머리통 때문에 난산(難産)까지. 심하게 얘기하면 “병을 달고 산다”고들 한다.
단두종은 각종 질병 달고 살아… “입양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
공동저자 댄 오닐(Dan O’Neill) 박사(RVC 부교수)도 “이번 결과는 그동안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프렌치 불독과 같은 단두종은 입양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고 해온 전문가들의 권고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두세 가지 품종이 섞인 믹스견은 상대적으로 오래 산다. 기대수명이 11.82세나 됐다. 그보다 오래 사는 품종이 보더콜리 12.10세, 요크셔테리어 12.54세 등 테리어 품종 정도.
또 전체적으로 수컷의 평균 기대수명은 생후 11.1년. 암컷보다 4개월 정도 짧았다. 사람도 여성 평균수명이 남성 평균수명보다 길다.
특히 중성화 수술을 한 개는 하지 않은 개에 비해 기대수명이 더 길었다. 암컷은 중성화 수술을 한 개(11.98세)가 하지 않은 개(10.50세)보다 1.5년 정도 더 살았다. 또 수컷은 각각 11.49년과 10.58세로 중성화 수술을 하면 1년 정도 더 살았다.
이번 연구는 RVC 부설 벳컴퍼스(VetCompass)의 2천만 마리분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호자들이 반려견의 치료 시점과 남은 삶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암컷이 수컷보다, 중성화 수술한 개가 더 오래 살아
논문의 주저자 켄디 텅(Kendy Tzu-yun Teng) 박사(국립대만대학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려견 기대수명을 보는 새로운 통찰력과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프렌치 불독이나 불독 같은 단두종의 건강과 복지가 나빠져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참고해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품종들 기대수명을 찾아보면 치와와 7.91세, 허스키 9.53세, 비글 9.85세, 저먼 셰퍼드 10.16세, 시츄 11.05세였다.
또 코커스패니얼 11.31세, 래브라도 리트리버 11.77세였다.
여기서 치와와는 이번 조사에선 7.91세로 나왔지만, 예외적으로 오래 살기도 한다. 기네스 신기록에 나온 최장수 반려견 치와와 ‘토비키스’는 무려 21살까지 살았다.
표: “Life-tables-of-annual-life-expectancy-and-mortality-for-companion-dogs-in-the-United-Kingdom”(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