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스토리의 여동생이 처음 집에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9년이 지났습니다. 양말 한 짝 가지고도 신나게 놀던 꼬맹이가 이젠 침대에 누워 꼼짝하지 못합니다.
보어드 판다에도 전 세계 집사들이 반려묘를 처음 입양한 날과 현재를 비교한 사진이 올라왔는데요. 세월은 참 빠르고, 아이들의 시간은 더 빠르게만 느껴지네요.
01. 우리 아기 이제 다 컸네
윤기가 흘렀던 엄마의 털은 푸석해지고, 주먹만 했던 우리들은 어느새 엄마보다 덩치가 커졌습니다.
강인했던 엄마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작아 보일까요.
02. 걸리버 형제
우리는 그대로인데 세상은 왜 자꾸 작아지는 거지?
더 큰 집을 사주는 순간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버리는 것 같아 두려워요.
03. 변하지 않는 것
모두가 못 알아보겠다고, 많이 컸다고 말하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그대로구나.
입을 오므리고 콧구멍에 힘을 준 표정을 보니 한 번에 알겠는걸.
04. 새해 소원
세배하는 자세로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너. 그래. 뭘 먹고 싶니?
올해도 건강하렴!
05. 우리 행복했지?
22년간 단 한순간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친구.
그런데도 이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구나.
행복했던 만큼 웃으며 보내주자고 다짐했건만, 너를 안고 있는 이 행복한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구나.
06. 할머니는 참 신기해
눈도 못 뜨던 내가 다 큰 고양이가 된 지금까지도 우리 할머니는 늙지 않았어요.
할머니는 왜 늙지 않죠. 저만 늙어가는 것 같아요.
07. 벌써 2년
우리 아빠는 매년 제가 입양된 날마다 기념사진을 찍으세요.
사진이 3장이라고요. 네네. 2주년이 되었어요.
08. 우리 엄마 뱃살 짱
생후 3개월 때부터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다니까.
세 달 버릇 여든까지라더니. 80살까지 살아야겠군.
09. 어릴 적 그대로네
못 알아보겠다고요? 자세히 보세요.
고개를 왼쪽으로 꺾는 습관, 살짝 벌린 입, 코 옆에 점. 오우 똑같네!
10. 이상한 식빵
제 방 앞에는 2년째 상하지 않는 식빵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이 식빵. 앞으로 20년은 끄떡 없었으면 좋겠네요.
시간을 멈출 수 없다면, 수명이라도 떼어주고 싶구나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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