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거의 두 달 만에 세계 각국의 애견미용실들이 다시 문을 열면서, 장발의 반려견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5~6주치 예약이 꽉 찬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메신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이날 미국 켄터키 주(州)가 애견미용실 영업을 허가하면서, 반려동물 미용실들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영업 첫날 아침부터 견주의 셀프 미용이나 장발로 거지꼴(?)이 된 반려견들이 몰려들면서, 미용사들은 쉴 틈 없이 손님을 받았다.
오언즈버러 시(市) 반려동물 미용실 ‘브래킨스 펫 그루밍’의 카를리나 폴라드 매니저는 오는 22일까지 2주치 예약이 꽉 찼다고 밝혔다. 폴라드는 “월요일 아침부터 전화가 계속 울렸다”며 “그루밍을 할 아이들이 한 가득”이라고 말했다.
미용실에서 일하는 직원의 반려견들도 줄을 선 상태다. 폴라드는 “개들 몇몇은 정말 추한 꼴이었다”며 “나는 포르투갈 워터 도그를 기르는데, 털이 엉켜서 그 녀석도 털을 깎아야만 한다.”고 귀띔했다.
애견미용사 2명이 대형견 줄리에트의 털을 깎고 있다. |
이 지역 미용실 ‘퍼즈 타운’의 공동 사장인 매디슨 더럼은 5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며 “많은 개들이 그루밍을 받아야 하지만, 특히 털이 매듭지기 시작한 장모 반려견들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용실 ‘더 대퍼 도그’의 사장 애슐리 쿰스는 28일까지 예약을 찼다며, “하루에 똑같은 수로 반려견 고객을 받지만, 미용과 목욕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밝혔다. 길게 자란 털에, 구부러진 발톱, 꽉 찬 항문낭까지 손댈 곳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강화된 안전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11일 미국 WHAS11 지역방송에 따르면, 견주들은 미용실에 들어갈 수 없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용실 주차장에서 미용사에게 개들을 건네야 한다. 또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제도 사전에 온라인 뱅킹으로 이루어진다.
똥손 견주의 셀프 미용으로 알파카가 된 포메라니안 매시. |
이에 앞서 태국 수도 방콕에서 애견미용실들이 같은 경험을 했다. 태국 정부는 지난 1월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애견미용실들에게 5월 첫 주부터 영업을 허용했다. 단 엄격한 예방조치를 단서로 달았다.
지난 5일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견주들은 애견미용실 출입이 금지됐다. 견주들은 미용실 앞 울타리 안에 놓인 바구니에 반려견을 두고 가면, 미용사들이 반려견들을 미용실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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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미용사 캐리 파라가 유기견 럭키의 털을 깎고 있다. |
이때 목줄, 옷, 이동장, 가방 등 반려견 개인 소지품을 모두 착용해선 안 된다. 견주의 손길이 닿은 소지품이라서, 미용사가 만졌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반려견 1마리의 미용을 마칠 때마다 가위와 미용도구들을 소독했다. ‘모던 도그 그루밍 & 스쿨’의 수쿰 누앙잔팟 사장은 “하루에 개 10마리 이상을 깎아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5마리 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영국 애견미용실들은 아직도 휴업 중이다. 13일 글로스터 데일리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애견미용사들은 정부에 영업 재개를 허가하라고 청원서를 보내며 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