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우리나라 동물병원계에서도 수술 잘 하는, ‘수의외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일본 등 아시아권 여러 나라 수의사들의 연합 학회에서 선발하는 ‘아시아수의외과전문의'(DAiCVS, Diplomate of Asian College of Veterinary Surgeons)다.
지금까지 아시아수의전문의는 피부과, 안과, 내과 뿐이었다. 모두 71명(2022년 04월 현재)이 배출됐다. 일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한국, 타이완,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아시아 전문의 보유국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황철용 서울대 교수와 오태호 경북대 교수가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DAiCVD)에 처음 선발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내과 13명, 안과 9명, 피부과 3명 등 모두 25명 아시아수의전문의를 배출했다.
아시아수의전문의, 지금까지 내과 안과 피부과 등에만 71명…우리나라도 25명
반면, 수의외과(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는 동물병원 임상에서 수술 분야를 맡는, 메이저(major) 전문과목이지만 아직까지 아시아수의전문의조차 없었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믿고 맡길, 제대로 된 전문성을 지닌 수의사 찾기가 힘들었다는 얘기다.
1일 국내 수의계에 따르면 아시아수의외과학회(회장 타니 겐지· 일본 야마구치대학 교수)가 지난 4월 중순부터 아시아수의외과 ‘디팩토 전문의'(De Facto diplomate) 모집 및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여기서 ‘디팩토 전문의’는 전문의로 성장할 레지던트를 교육 시킬 정도의 임상 실력과 학문적 성취를 이룬 “사실상의” 전문의라는 의미다.
아시아수의외과(AiSVS)도 ‘전문의’ 선발한다…현재 “접수 중”
학회는 이번이 첫번째 디팩토 선발인 만큼 아시아권 여러 나라에 걸쳐 15~16명 정도의 중견 수의사들에게 초청(inviting) 형식의 공문을 보내 디팩토 선발 과정에 신청하도록 권고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기준은 다른 분야 디팩토 전문의 선발 과정에서 적용했던 것과 비슷한 정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몇 년 이상의 전문과목 임상 경력과 연간 몇 건 이상의 초진(初診) 건수, 그동안 게재해온 논문 등 학술적 성취 등을 함께 보는 것.
우리나라에선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서 다년간 임상과 강의를 해온 교수 등 수명이 학회 초청을 받아 전문의 심사를 7월 전후까지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는 그 직후 곧바로 진행된다.
이들을 심사할 ‘전문의선발위원회'(Committee of Invited specialists)는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2명이 한국인. 미국 캘리포니아 VCA동물병원 소속 김종민 박사<사진>와 미국 퍼듀대 수의대 김순영 교수<사진>.
하지만 이들은 미국수의외과전문의(DACVS)들로, 현재 국내에서 임상을 하고 있지는 않다.
김종민 김순영 등 한국 출신 미국전문의 등으로 ‘선발위원회’도 구성
올해 첫 선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아시아수의외과학회는 선발위원회를 계속 가동하면서 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으로 나눠 매년 전문의들을 수명씩 추가로 선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수의계에서 몇 명이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지, 또 몇 명이 심사를 통과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나라 수의 임상계 수준으로 볼 때 신청자 대부분은 아시아전문의에 선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 수의계는 내과 안과 피부과에 이어 외과까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아시아전문의들을 두루 보유하게 된다. 이런 흐름은 또, 국내 수의학회들이 별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문의’ 준비 작업에도 촉진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아시아수의외과학회(AiSVS, Asian Society of Veterinary Surgery)는 지난 2018년, 별도의 ‘전문의’학회(AiCVS)설립을 위한 초안을 만들어 아시아수의학전문의위원회(AiBVS)로부터 승인을 받았었다.
전문의 선발 작업을 알리는 공식화 절차. 그때로부터 거의 4년 만이다.
아시아수의외과학회엔 현재 일본 한국 타이완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의 외과 분야 수의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한국 대표로 김남수 전북대 교수가 학회 부회장을 맡아 집행부에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