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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의사는 왜 줄기세포 반려견 치료제 개발했을까

성형외과 의사는 왜 줄기세포 반려견 치료제 개발했을까

[펫피플]세계최초 줄기세포 기반 동물용 의약품 개발, 김영실 티스템 대표

“다리가 아픈 강아지를 위해 줄기세포를 연구하다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게 됐죠.”

김영실 티스템(T-STEM) 대표는 최근 경남 창원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조인트 펫’을 개발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성형외과 의사이자 의학박사인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줄기세포 지방이식술을 도입한 인사다. 이후 2016년 생명공학기업 티스템을 설립하고 인체지방유래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다.

“반려동물 치료 위해 인수공통 물질 연구”

‘티스템조인트펫’은 동물용 무릎관절염 및 관절 주위 손상 치료 주사제다. 인체지방줄기세포 유래 단백질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 제품은 지난해 말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아 올해 초 출시됐다.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동물용 의약품의 정식 허가는 티스템이 세계 최초다.

김영실 대표가 동물약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반려견 ‘꽁이’ 덕분이다. 2015년 꽁이의 다리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치료를 하려고 연구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꽁이가 집에 온 지 1년쯤 지난 2015년 동물병원을 갔더니 슬개골(무릎뼈) 탈구 3기라고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아이들이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수술하는 대신 다른 대안을 고민하다 동물 치료를 위한 무막줄기세포 연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려견의 슬개골 탈구는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반려동물 관절염은 두 번째로 흔한 질병이다. 유병율이 20%다. 특히 만성 질환인 골관절염은 개와 고양이에게서 흔히 발병하는 관절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반려동물 보호자라면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마취 중에 잘못돼 무지개다리를 건널 수도 있어서다.

고민 끝에 그는 꽁이를 위해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했다. 동물병원에 가서 적용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 대표는 “주사제를 한번 놨을 뿐인데 꽁이의 다리가 바로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부작용도 없고 항염증, 재생 효과가 있으니까 나중엔 수의사들이 약을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티스템 연구진이 개발한 ‘무막줄기세포추출물 STEM-Ex™’는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막을 제거했다. 유효성분인 252가지 펩타이드만 추출해낸 티스템만의 특허 줄기세포기술이다.

티스템 GMP 생산시설(티스템 제공) © 뉴스1

사람의 지방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성분을 투입했을 때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과 그 외 부작용을 없앴다. ‘인수공통 물질’이라 인체의 무막줄기세포추출물을 반려동물에게 투입해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조인트펫은 수의사들이 티스템 수의사전용몰 또는 수의사장터에서 구매 후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 위한 제품 개발, 사람 위한 일”

티스템이 개발한 무막줄기세포추출물의 성분분석 논문과 효력시험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에도 실렸다. 그 결과 장영실국제과학상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상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동물용의약품 품질관리우수업체(KVGMP) 허가를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기존의 줄기세포 치료는 살아있는 세포다 보니 부패 오염의 문제가 있다”며 “티스템은 무막줄기세포추출물과 최적화된 동결건조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가루 형태로 정제해 유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비도 저렴하다”고 밝혔다.

티스템은 최근 반려동물 피부질환 개선에 도움이 되는 동물용의약외품 티스템크림펫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또한 무막줄기세포추출물을 활용했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 피부병은 유병율 50%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티스템 크림을 개들에게 2주 동안 임상시험 한 결과 피부가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줄기세포를 활용한 동물용 제품 연구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김 대표는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답했다.

티스템은 현재 줄기세포추출물을 활용한 인체용 의약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람용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실 티스템 대표(티스템 제공) © 뉴스1

김 대표는 “모친이 90세가 넘으셨는데 과거 관절염이 심하셔서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고 있었다”며 “회사가 실사홍익(실용적인 일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을 추구하는 만큼 동물용 의약품과 인체용 의약품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스템은 올해 동물용의약품을 국내에 널리 알리고 내년에는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회사 상장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우리에게 가족인 강아지, 고양이가 아프면 보호자들도 힘들다”며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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