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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내 고양이를 내다 버렸다’

지난 5월 초, 레딧 커뮤니티의 고양이갤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3,000개의 좋아요와 966개의 댓글이 달린 이 게시글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부모님이 내 고양이를 내다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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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18살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어린 시절 내내 부모님에게 학대를 받아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아빠는 항상 저에게 심한 폭언을 퍼부었고 엄마는 그런 저를 외면하고 못 본 체했습니다. 심지어 아빠 말이 맞다며 저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주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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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숨 막히는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찾아온 그녀는 학교의 가정상담 센터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붙잡아 집으로 돌려보낸 것은 엄마였습니다.

“엄마가 제가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이었어요. 상담실로 향하는 저를 붙잡더니 ‘엄마를 망신 주려고 작정했느냐’면서 상담을 받지 못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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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것은 스포티였습니다. 스포티는 그녀가 16살 때 입양한 고양이로, 매일 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 때마다 곁을 지켜준 소중한 친구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부모님 곁을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집에서 3시간 거리에 떨어진 대학교로 진학하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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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숙사에는 고양이를 데려갈 수 없었고, 집을 따로 얻어 살자니 돈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학교에 다니는 1년간 돈을 모아 독립하기로 하고 집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집을 떠난 지 2달도 채 되지 않아 엄마로부터 끔찍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녀에게 말 한마디 없이 고양이를 내다 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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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 고양이 어딨어’라며 화를 내보았지만, 부모님은 스포티를 어디에 버렸는지 일절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녀는 그동안 숨겨왔던 부모님의 학대와 반려묘를 한순간에 잃어야 했던 사연을 인터넷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사연을 듣고 화가 폭발한 네티즌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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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그녀가 사는 지역의 보호소에 연락해 스포티가 있는지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한 보호소에서 스포티를 찾아냈습니다.

스포티를 품에 다시 안은 그녀는 레딧에 글을 인증하며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스포티는 저에게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에요. 제 삶의 원동력이자 저의 모든 것입니다. 스포티를 찾게 해줘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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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스포티와 함께 살기 위해 현재 2가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스포티를 되찾은 것을 알면 부모님이 다시 버리려고 할 거예요. 스포티는 제 삶의 전부입니다. 제 소중한 친구를 다시 잃을 수 없어요. 스포티를 위해 뭐든지 다 할 겁니다.”

그녀의 사연을 본 레딧 유저들은 그녀와 스포티가 재회한 것을 축하하면서도 “스포티 대신 부모가 보호소에 보내졌어야 했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녀의 부모님을 탓할 때 한 유저는 “그녀의 부모님에 대한 삿대질을 멈추고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며 남들과는 다른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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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왜 친구들에게조차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을까? 왜 진작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을까?

나는 그 이유가 가정불화를 남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사회 분위기에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닐까?

우리가 그 책임을 그녀의 부모에게만 전부 미룬다면, 그녀와 같은 피해자들가 다시 나타나도 피해자는 여전히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할 거야. 고통받는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하는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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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녀의 부모님을 지적하며 개인의 탓으로 돌릴 때, 사회와 사회구성원을 돌아보자는 그의 말에 깊은 감동이 느껴지는데요.

이처럼 한 가지 문제점에는 개인, 제도 그리고 문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시야로 문제를 바라보고 개선해야 건강한 해결법이 될 수 있는데요.

혹시 우리는 문제와 현상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그 원인을 개인의 탓으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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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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