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즈 아빠입니다. 오늘은 앵무새 질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만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앵무새 역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답니다.
*반려조치즈 이야기는 격주발행됩니다.
앵무새는 ‘조류’로 인간과는 종은 다르지만, 앵무새 질병을 세세하게 보면 인간의 질병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화에서 앵무새의 질병에 대해 모두 다룰 수는 없기에 치즈를 키우면서 직, 간접적으로 알게 된 대표적인 질병을 추려서 독자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양한 질병 중에 일부만 소개해드리는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리고,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이야기보따리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1. 감기
먼저, 감기는 앵무새 세계에서도 아주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앵무새도 찬 공기에 오래 노출되거나, 찬물에서 장시간 목욕을 하게 되면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앵무새는 평소에도 종종 우리와 유사한 기침 소리(참고로 진짜 기침 맞습니다)를 내는데, 감기에 걸리게 되면 기침의 빈도수가 높아지며 콧물이 나올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체온 유지를 위해 깃털을 부풀린 채 웅크리고 있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지만, 집에서 보온을 확실히 해주고, 콧구멍 주변을 따뜻한 물수건으로 닦아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2. 골절
다음은 골절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질병보다는 ‘사고’에 해당하겠죠. 그럼에도 이렇게 소개해드리는 것은 앵무새에게 골절은 아주 흔하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참새나 비둘기를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다리 부분을 보면 그 부위가 매우 얇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그만큼 골절에 취약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죠. 골절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선 부목으로 성냥개비를 활용하여 테이프로 돌돌 감아주면 되지만, 이는 아주 일시적인 조치일뿐 무조건 병원에 데려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희 치즈도 골절이 될 뻔했던 사고로 인해 병원을 찾은 적이 있는데, 치즈보다 훨씬 작은 새의 다리도 골절 수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의사분들의 역할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출처: https://www.northernparrots.com/fracture-repair-in-parrots-blog209/>
3. 식모증
다소 어려운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생각보다 매우 흔한 질병으로 일반적으로 ‘자해’라는 용어가 바로 이 식모증과 동의어로 사용됩니다. 새가 도대체 자해를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보통 앵무새는 스스로 털 고르기를 수시로 하며 이 과정에서 털이 일부 빠지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앵무새에게 나타나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식모증(자해)이 위험한 이유는 털 빠짐을 주인이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해서 내버려 뒀다가 나중에 확인할 때는 눈에 띄게 털이 줄어있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초보 집사의 경우 털갈이와 자해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일정 기간 관심을 가지고 살피면 단순 털갈이와 자해는 구분이 될 정도로 ‘뽑히는 양’이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앵무새가 자해할 때 주로 뽑는 부위는 ‘가슴’으로 털을 많이 뽑아내어 속살이 훤히 드러날 때가 많습니다. 식모증의 주요 원인으로 영양결핍과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는데 전자인 경우, 영양 균형을 잘 맞춰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후자일 때는 넥 카라(neck collar)를 해주고 최대한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넥 카라를 할 때 더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기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출처: https://vcahospitals.com/know-your-pet/elizabethan-collars-in-birds>
<출처: https://birdsupplies.com/collections/moderate-feather-plucking-parrots>
4. 아스페르길루스증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쉽게 말하면 곰팡이 균에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항암요법으로 인해 면역력이 많이 감소한 사람이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인데,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앵무새 같은 조류에게도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에서 앵무새를 키울 때 주로 발생하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질병은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눈병을 꼽을 수 있습니다.
5. 박테리아 감염
사람에게 장염은 아주 흔한 질병으로, 주요 증상으로는 설사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아주 유사한 질병을 앵무새도 걸릴 수 있습니다. 공기나 먹이에 섞인 유해한 박테리아가 유발하는 질병으로 설사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증상마저 장염과 아주 유사합니다. 참고로, 앵무새들은 요산(소변)과 대변이 함께 나오는 형태로 변을 보는데, 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설사(소위 말하는 ‘물똥’)와 유사한 형태로 배출됩니다.
<출처: http://www.birdwiki.net/v2/bbs/board.php?bo_table=webzine&wr_id=62>
이 말인즉슨, 물을 많이 섭취하지 않았는데도 계속해서 설사 형태의 변을 본다면 박테리아 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모이통이나 물통을 세척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저희는 치즈 장난감, 모이통, 물통 등을 일주일에 한 번 뜨거운 물과 식초를 사용해서 소독해줍니다.
6. 살모넬라(식중독)
이 역시 앵무새가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인데, 다른 질병에 비해 치사율이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균은 새들과 새들 사이에 혹은 개나 고양이 같은 다른 종으로부터 전염될 수 있고,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은 모이통, 물통 등을 통해서도 쉽게 전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미 새가 오염된 먹이를 새끼한테 먹이는 과정에서 쉽게 전염이 됩니다. 즉, 기르는 개체 수가 증가할수록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앵무새가 설사(주로 묽은 갈색변)를 빈번하게 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종종 보이면 살모넬라균 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눈을 자주 감거나, 먹이를 먹지 않아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거나, 구석에서 털을 부풀리고 가만히 있는 행위를 빈번하게 하면 살모넬라균 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예방 방법은 소독과 같은 위생이 가장 중요하며, 특히 변을 제때 치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처럼 대표적인 질병 몇 개만 나열했는데도 불구하고, 앵무새가 생각보다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고 그 증상이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앵무새 에이즈라고도 불리는 PBFD(Psittacine Beak and Feather Disease), 항문막힘, 영양실조, 피부상처, 소낭정체현상, 칸디다병, 새벼룩 등 다양한 질병이 있는데 이는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권윤택 에디터 (이메일 passion83k@gmail.com 인스타그램 @oscariana_1)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졸저만 두 권 출간한 채 평범한 연구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월부터 에메랄드 빛깔의 작은 앵무새 ‘치즈’를 키우게 된 이후로 길바닥의 참새, 비둘기마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감수성 높은 아빠다. 현재는 치즈엄마와 단란한 신혼을 보내고 있고, 주중에는 평범한 회사원, 주말에는 앵집사 치즈아빠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육조(育鳥)생활에 전념한다. 친동생과 공저로 <무심장세대>, <삶의 36.5도>를 썼다. 현재 아내와 함께 네이버 웹소설에서 <나는 시방’새’다>를 연재중이다.
네이버 웹소설 https://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835715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ZhoB3c8Xk9RwxqZTOIsE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