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반려동물을 위한 야외 공중화장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 경상남도 통영시 이순신공원. 통영의 명소로 통하는 이곳에 전에 없던 철제봉 4개가 등장했다.
사람 허리춤 높이의 봉들은 중간중간이 동그랗게 스피커 모양을 하고 있고, 바닥에는 자갈들이 둥그렇게 깔려 있었다.
횡단보도 앞에 차량의 통행금지를 위해 설치한 봉들과 비슷한 이 봉들의 용도는 반려견 시설이다. 반려견을 위한 공중화장실이다.
통영시 반려동물복지팀에서 설치했다. 통영동물사랑복지연대와 한국애견협회통영지회가 함께 했다.
봉들의 앞에는 반려견 공중화장실 임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을 세워 둬서 알 수 있도록 했다. 봉들은 5미터 간격으로 설치돼 반려견들은 원하는(?) 봉에 가서 다리를 들고 소변을 보면 된다.
강아지들은 바깥에 나왔을 때 자기 냄새를 묻히기 위해서 혹은 말그대로 소변을 보기 위해 이곳저곳에 소변을 본다.
비반려인들 입장에서는 양이 많거나 사람들이 앉을 법한 곳에 오줌을 누는 개들을 보면 미간이 찌뿌려지기 일쑤다. 건물 앞에 누기라도 하는 날엔 시비로 번지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견주들은 산책 시 일부러 물이나 EM용액을 지참하고 그 자리에 뿌려 뒷처리를 하기도 하고, 이런 뒷처리는 펫티켓의 마무리로 꼽히기도 한다.
공중화장실은 이곳에서만 누이게 하라는 것이 아니고 이왕이면 이곳에서 소변을 보게해 달라는 취지로 설치됐다.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볼 수 있는 공중화장실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미 미처 준비하지 못한 주인들을 위해 배변봉투함을 공원 곳곳에 설치한 지자체들이 꽤 된다.
통영시는 배변 치우기 대신 소변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 설치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지난해 1월 경상남도 지자체 처음으로 동물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반려동물 복지팀을 신설한 통영시 답게 이런저런 시설을 고민하다 공중화장실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박창용 통영동물사랑복지연대 회장은 “우리의 반려견 소변 때문에 비반려인들이 인상을 찌푸리는 일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반려견 전용 소변기 설치에 함께 하기로 했다”며 “시범운영해 가면서 실효성과 확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북구청이 관내에 설치한 반려견 목줄 거치대. |
지난 3월 서울 강북구는 공원에 반려견 목줄 거치대를 설치, 큰 호응을 받았다. 주인이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반려견을 두기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주인이 화장실에 간 뒤 혼자 남겨진 반려견이 어린이에게 으르렁거리면서 공격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반려인과 비반려인간 혹은 반려인과 반려인 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