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미온 씨는 코로나가 하루빨리 물러가기를 간절하게 기다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녀에게는 귀여운 강아지 매쉬가 있는데, 털을 깎을 시기가 한참 지났기 때문이었죠.
결국 그녀는 털이 삐죽삐죽 자라나는 매쉬를 위해 직접 미용 도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손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매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한 개성을 가진 모습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헤르미온 씨는 후회하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얼굴 털부터 건드린 걸 가장 후회해요. 어쩔 수 없이 몸도 깎아야 했거든요.”
동그랗고 아름다웠던 매쉬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칙적인 각도를 자랑하는 오믈렛으로 바뀌었고, 뽀송뽀송하던 몸은 내복을 입은 듯 휑했습니다.
귀여운 강아지가 앉아있던 자리엔 어설픈 토끼 한 마리가 귀를 쫑긋거리고 있었습니다.
매쉬의 얼굴을 보며 죄책감을 느낀 헤르미온 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해성사를 했습니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사라지기 바랍니다.”
하지만 매쉬에 그녀의 미안한 마음과 달리, 매쉬의 사진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며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죠!
헤르미온 씨는 갑작스럽게 쏟아진 사람들의 관심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성격 좋은 매쉬는 스타일이 망가진 것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걸 알면 오히려 자랑스러워했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다시는 제 손에 머리를 맡기고 싶지는 않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