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어두컴컴하고 조용한 새벽 2시에 집안에 울려 퍼지는 초인종 소리.
깜짝 놀라 잠에서 깬 로버트 씨는 총을 집어 들고 현관으로 조심스럽게 향했습니다.
그런데 현관에 설치한 모니터를 확인해보니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댕댕이 한 마리가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반려견 치카였습니다.
치카가 가출한 줄도 몰랐던 로버트 씨는 모니터 속의 치카를 보고 ‘수상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안도감과 ‘쟤가 왜 저기 있지’라는 당혹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로버트 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말했습니다.
“치카는 항상 제 아들과 같이 자요. 그날도 당연히 아들과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이 농장 일을 위해 잠시 밖으로 나왔을 때 개구쟁이 치카가 그를 따라 나왔다가 홀로 밖에 방치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치카는 집 밖을 한참 돌아다니다가 결국 새벽 2시가 다 되어서야 초인종을 눌러 가족 전체를 깨웠습니다. 로버트 씨는 치카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고는 다시 잠을 자러 갔습니다.
“초인종을 누른 게 치카인걸 알고 놀랐지만, 워낙 똑똑하고 영리한 녀석이라 생각해보니 이 정도쯤은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금방 받아들였습니다.”
다행히 로버트 씨는 울타리가 설치된 농장에서 살고 있어 치카가 멀리 가지 않고 집 근처에 있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울타리가 없더라도 다시 돌아와 초인종을 눌렀을 거라 확신합니다. 따뜻하고 푹신한 침대가 그리웠을 테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