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애리조나 동물보호소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을 구조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구조대원 줄리 씨는 신고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궁금했으나, 녀석을 본 순간 그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산호초처럼 여기저기 딱딱한 돌기가 돋아난 생물이 꼼짝하지 못한 채 엎드려 있었습니다. 바로 딱딱하게 얽힌 털이었죠.
녀석을 구조한 줄리 씨가 말했습니다.
“태어나서 그런 광경은 처음 봤어요. 두 눈으로 봤다면 말도 안 나왔을 겁니다.”
줄리 씨는 산호초 같은 딱딱한 덩어리 사이로 희미한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이 ‘괴생명체’가 고양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줄리 씨와 일행은 녀석을 보호소로 데려와 곧바로 대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바리캉은 딱딱한 털에 막혀 작동하지 않아 가위로 거대한 덩어리부터 잘라내야 했고, 어느 정도 딱딱한 덩어리를 제거한 후에는 목욕을 시킨 후 다시 털 제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잘라낸 털 무게만 1kg!
한 손으로 들어도 묵직한 무게가 느껴질 정도였죠.
줄리 씨를 비롯해 2명의 직원이 1시간 동안 달라붙고 나서야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줄리 씨가 마스크를 벗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정말 예쁘게 생긴 아이인걸?”
줄리 씨는 녀석에게 솜털이 가득하다는 의미로 플루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보통 고양이들은 바리캉 소리를 듣거나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심하게 발버둥 쳐요. 그래서 안전한 구조 작업을 위해 마취가 필수거든요.”
줄리 씨는 플루퍼의 구조 과정을 설명하며 녀석의 성격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플루퍼는 얌전해서 마취할 필요가 없었어요. 플루퍼는 그런 아이예요.”
휴메인 소사이어티 애리조나 지점은 홈페이지를 통해 말끔해진 플루퍼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플루퍼의 모습은 딱딱하게 얽힌 털을 잘라낸 탓에 털이 투박하게 가꾸어져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두 앞다리를 몸 아래로 집어넣어 식빵 모드를 취한 것으로 보아 매우 편안한 심리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플루퍼의 사연을 접한 유저들은 “애리조나의 뜨거운 여름을 생각하면, 지금 구조된 게 천만다행” “덥수룩한 털 사이로 드러나는 미모 보소” “저 상황에서도 침착한 성격이 더 사랑스러워”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플루퍼는 구조된 지 이틀 만에 LA에 사는 한 주민에게 바로 입양된 것으로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