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씨가 사는 2층짜리 집에는 천장 근처에 창문이 하나 달려있습니다. 평소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창문이지만, 그곳을 매일 애처롭게 바라보는 녀석이 있습니다.
앤드류 씨의 반려묘 엘리입니다.
엘리는 닿을 수 없는 창가를 멀리서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처음엔 저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간절해지는 것 같아요.”
창가를 바라보는 엘리의 표정은 아련하기 그지없었죠.
앤드류 씨는 그런 엘리를 바라보며 못 이기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렇게 간절하게 바라는데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겠어요. 일이 또 늘었군요.”
그는 엘리와 창문을 이어줄 고양이용 다리를 만들어주기로 했죠.
앤드류 씨는 몇 날 며칠을 몰두한 끝에 창가와 2층 난간을 이어줄 다리를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설치해 주었습니다.
“실은 엘리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 ‘이런 구조와 디자인의 다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평소 조금씩 고민하고 생각해온 덕인지 딱히 어렵거나 막히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엘리가 다리를 스스로 발견하기를 바란 앤드류 씨는 숨어서 녀석을 지켜보았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엘리가 2층 난간으로 다가와 천장 옆 창가를 아련하게 바라봅니다. 그러다 벽에 설치된 다리를 발견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 창가로 걸어가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마 평생 꿈꿨던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을 거예요. 하하하!”
앤드류 씨는 다리를 제작하고 설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2층 창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엘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뻥 뚫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선물은 받는 사람만이 즐거운 게 아니에요. 받는 이가 진심으로 기뻐할 때 주는 사람도 선물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죠. 행복해하는 엘리를 보세요. 저 모습이 저에겐 선물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