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 산책 나갔던 반려동물들에서 채집한 진드기들에서 ‘아나플라즈마증'(Anaplasmosis) 병원체가 검출됐다.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인수공통감염병.
아나플라즈마균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려 걸리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39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들에서 이 병이 생긴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은 1990년대에 처음 알려졌다. 아시아에선 2009년 중국, 2013년 일본에서 인체 감염 사례가 처음 확인됐고, 국내에선 2014년 서울대병원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에 따라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은 10일,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진드기가 서식하는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는 행동은 삼가고, 외출 후에는 반려동물을 포함해 개인 위생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연구원에 따르면 대전 소재 여러 동물병원, 동물보호센터에 있는 반려동물에서 채집한 참진드기 769마리에 대한 인수공통전염병 병원체 5종 검사 결과, 아나플라즈마증 병원체 2건이 나왔다.
진드기가 옮기는 SFTS 환자도 지난 6월 나왔다
여기서 조사한 인수공통전염병 병원체 5종은 아나플라즈마증 외에도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에르리키아증, 라임병, 큐열 등도 있었다.
얼마 전에 60대 여성 환자에게서 SFTS바이러스가 발견됐었기 때문. 올해 처음이었다. 이 환자는 고열 및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검체 유전자분석을 통해 지난 6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양성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다.
2013년 첫 SFTS환자가 나온 이래 대전 및 충청권에서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171명이 발생해 그 중 30명이 사망했다.
SFTS는 주로 4~11월에 참진드기에 물린 후 6~14일 잠복기를 거쳐 고열(38~40도), 오심, 구토, 설사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예방 백신은 없고 심하면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로 사망할 수 있다.
SFTS 치명률은 국내 평균 18.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숭우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진드기를 매개로 한 여러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위험한 질병으로, 진드기에 물린 뒤 고열,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아직 치료제가 없는 SFTS와 달리, 아나플라즈마증은 ‘독시사이클린’ 같은 항생제로도 치료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