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연기학원 원장인 정이환은 ‘꼼지’ 아빠다. 비숑 꼼지는 걸어 다니는 하얀 솜사탕같이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이 때문에 그는 퇴근길이면 꼼지를 빨리 보고싶은 마음에 걸음이 빨라진다.
비숑은 원래 프랑스어 ‘비숑 아 푸알 프리제’(Bichon à poil frisé; 곱슬거리는 털)를 의미한다. 비숑의 머리는 곱슬거리는 털이 자라면서 동그란 형태(일명 ‘화이바’)가 된다(나무위키). 복슬복슬 하얀 솜털의 비숑은 움직이는 그 모습 하나하나가 매력 만점이다.
하얀 눈사람 같은 꼼지와 콤비를 이루듯 하얀색 털 스웨터를 입고 온 그를 경기도 일산 고양경기문화창조허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꼼지, 어떻게 키우게 됐나요?
“사실은 강아지를 키우지 않으려 했어요. 예전 다른 강아지 맡아서 키워 2년 가까이 정들었는데, 원치 않게 다시 보내야 했거든요. 그때 너무 마음이 아픈 것이 오래가더라고요.
그런데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니까 길거리에 산책하는 강아지만 봐도 예뻐서 안 키울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만난 강아지가 바로 꼼지예요.”
-꼼지에게 아픔이 있다면서요…?
“다른 비숑에 비해 몸이 작고, 특히 눈이 아주 작아요. 가만히 있질 못하고 계속 꼼지락거려서..‘꼼지’예요. 장난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엄청 귀엽죠. 그런데 이 예쁜 아이가 배변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해서 안타까워요.
예전에 배변할 때 항문 쪽을 날카로운 것에 찔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배변할 때마다 그 상처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무서워해서, 잘 못할 때가 많아요. 가장 기본적인 본능 처리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주 어릴 때 슬개골 탈구가 왔어요 그래서 뒷다리에 철심을 박았는데.. 힘들었죠. 다행히 시간이 지나고 지금 잘 걷고 있어요.”
-강아지 샴푸도 개발하셨다구요?
“꼼지 키우기 전에 프렌치 불도그를 키웠어요. 이름은 ‘미남’이었고요. 그런데 단모종이라 그런지 냄새가 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샤워를 자주 하게 됐는데 샤워해도 좋은 냄새가 금방 사라지고 또 강아지 피부병까지 오니까 정말 힘들었거든요.
꼼지 키울때도 샤워하고 나면 조금 좋은 냄새가 나다가, 하루 지나면 좋은 냄새가 바로 날아가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냄새 좋고 강아지 몸에 해롭지 않은 샴푸를 찾아 나섰죠. 국내 제품도 이것저것 써보다 안 돼서 해외 유명브랜드 샴푸도 직구해서 써봤는데,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싼 것이 만족도는 낮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제가 잠시 일을 멈추는 시간이 있어서, 본격적으로 강아지 샴푸를 찾아다니게 됐고, 샴푸 개발자를 찾기 시작했죠, 일단 강아지 몸에 해롭지 않은 천연 재료를 고집했죠 그러면서도 향이 오래가고 가격도 합리적인.
개발자가 그런 제품은 향이 오래가는 게 힘들다고 말했지만 1년 넘게 같이 연구한 끝에 강아지 샤워 샴푸를 개발, 출시하게 된 거죠.”
–꼼지가 방송 출연한 것도 그래선가요?
“제품 광고 3편 찍었는데, 우리 꼼지가 메인 모델로 출연했어요. 뮤직비디오 모델도 했고요. 사실 꼼지가 워낙 꼼지락거리고 활동량이 많고 장난이 심해서 촬영 전 엄청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라이트가 켜지고 많은 사람이 지켜보니까, 의외로 온순해지면서 필요한 부분을 아주 잘 담아냈다고 카메라 감독이 그러더라고요. 덕분에 아주 멋지게 찍게 되었죠.
제가 연기학원 원장이고 배우이다보니, 곁눈질로라도 제게 연기를 배웠지 않았을까요? …아마 연기 지도를 해 준거 같기도 하고요… “(ㅋㅋ)
-연예인, 연기자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이 찾아오죠?
“제가 강남에서 연기학원을 10년 넘게 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배우로 활동하니까 정말 연기자가 되려면 ,열정이 식지 않아야 된다는 것 느껴요. 연기는 열정, 끼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많은 친구들이 연기를 너무 쉽게 접근해요. 엄마들도 아이들 연기자 만들겠다고 많이 데려오고요. 정작 아이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돈 줄 거니까 해 보라는 식으로요.
그런데요 정말 꿈이 없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연기라는 것은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다 잘 할 수 없는 게 연기 아닐까요?”
-반려가족으로서, 이제 처음 키우려는 분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강아지를 키우려면 먼저, ‘내가 끝까지 책임을 다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저도 바빠서 많이 못 놀아주지만, 늦게라도 산책 나가려 노력해요. 강아지들도 외로움을 많이 탄데요. 너무 홀로 오래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애견샴푸 ‘킹콩샤워’ 대표이기도 한 그는 인터뷰 끝에 “요즘 애견용품, 사료 등이 많이 나오는데 업체들이 보다 정직하게 물건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말 못 하는 동물을 이용해 이익만 얻으려하기 보다는, 그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자신도 반려용품 세계에 뛰어들었지만, 정말 반려견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거라면서…
【코코채널】글= 정현숙 기자, 사진(제공)= 정이환, 영상= 송창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