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반려동물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전엔 몰랐던, 개나 고양이 유전성 질환을 새로 발견했다는 소식이 간혹 들려올 때가 있다.
이번엔 강아지 소화관에 ‘폴립'(용종)을 발생시키는 병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새로운 유전병인 ‘유전성소화관폴립포시스’가 발견됐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잭 러셀 테리어 견종에만 생기는 특이한 유전병
기후대학(岐阜大学) 수의병리학과 히라타 아키히로 교수와 사카이 히로키 교수 그룹은 기후대 부속 동물병원 진료를 통해 ‘잭 러셀 테리어’ 견종에서만 색다른 소화관 폴립이 증가하는 특이점을 발견, 2015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애견인들 사이에 ‘지랄견’을 뛰어 넘어 ‘악마견'(Demon Dog)으로까지 불리는, 엄청난 활동성에다 까칠하기까지 한 여우사냥 견종 ‘잭 러셀 테리어’(Jack Russell Terrier)은 상당한 훈련능력을 지닌 애견인들 사이에선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 하는 인기견. 물론 일본 얘기다.
그런데 소화관 폴립은 종양성폴립과 비종양성폴립(염증성폴립 등)으로 나뉜다.
폴립(polyp)은 생겨난 부위에 따라 다른 증상을 보이는데 소화관 중에서도 위에 발생하면 구토를, 대장에 발생한 경우 혈변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인 소화관 종양보다는 예후가 좋고 치사율이 낮은데, 외과적 수술로 폴립을 절제하는 것 외엔 아직 다른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 한계.
그런데 잭 러셀 테리어 21마리를 조사해보니 폴립은 모두가 종양성이며 다발로 나타난 경우가 많았다. 또 어린 강아지일 때도 발병하는 등 개의 일반적인 소화관 종양과는 다른 여러가지 특징을 보였다.
그 특징이 사람의 ‘유전성 대장 선종증’과 닮아있는 점에 착안해 그 원인이 되는 APC유전자(Adenomatous Polyposis Coli gene)에 대해서까지 조사한 결과, 선천적 유전자 변이가 있는 새 유전병을 알아낸 것이다.
기후대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사람과 개의 유전병 비교를 통해 각각의 발암 메커니즘을 밝혀낼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뒀다.
유전병 예방하려면
한편, 유전성 질환은 말 그대로 유전자나 염색체 변이로 생기는 질환. 문제는 변이된 유전자가 여러 세대를 이어 같은 병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순종견, 순종묘 등 순수 혈통 동물은 보통 제한된 지역 내에서 같은 품종들끼리만 번식이 반복되기에 자연히 근친교배가 많아진다. 이때 변이된 유전자가 근친교배를 통해 유전병으로 굳어진다.
우리가 동물병원에서 하는 유전병 검사는 대개 ‘단일일자 유전성질환’ 판별에 효과가 있다. 동네 동물병원에서 도 최근들어 질병 진단에 널리 쓰이고 있다.
또 유전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번식시키기 전 미리 동물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어린 강아지부터 유전성 질병 검사 등을 하는 곳이 많이 생겨났다.
유전 질환의 진단은 임신 증상을 보일 때 확인이 가능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고 번식이나 교배 시엔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어렵다.
만일 이런 유전성 질환을 조기 진단, 예측까지 할 수 있게 된다면 선별 교배 등을 통해 여러 질환의 가능성들을 줄여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사료나 간식을 선택할 때도, 그 외 건강관리법을 고려할 때도 두루 도움이 될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