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쓴 것은 예민한 주제를 자유롭게 논함으로써 반려동물 문화가 건전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글 쓰는 수의사’ 이학범(수의사신문 ‘데일리벳’ 대표)은 3년 전, ‘반려동물을 생각한다’는 책을 냈다.
‘펫코노미'(petconomy: pet+economy)라는 그럴싸한 이름 아래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펫산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보여준 천박한 자본의 논리, 기본적인 펫티켓(petiquette: pet+etiquette)조차 지키지 않아 주변에 피해를 주는 반려인들의 무책임, 동물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오해를 가진 사람들의 무개념 등이 문제였다.
그가 이번엔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사진>란 책을 냈다. “반려동물 산업과 양육 문화는 그 사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많이 나아졌을까”란 문제 의식 때문.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아직은)그렇지 않은 것 같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매우 멀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동물 진료비, 동물 촬영, 유기동물 및 사설보호소, 펫티켓, 동물 학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더 강하고 직선적인 발언으로 가감 없이 풀어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를 다소 불편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식이다. 저널리스트로서 해왔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기도 하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객관적 근거 제시해 설득력 갖춰
그래서 비록 ‘주관적인’ 글이지만 검증된 자료를 인용,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최대한 설득력을 갖추려 했다. “인간과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공생을 위한 길”이라 여겨서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정부의 정책과 규제, 반려동물 양육 문화의 앞과 뒤를 두루 다뤘다. 유기동물문제나 동물등록제 등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반려인이라면 꼭 지켜야 할 정보에 관한 것부터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료비를 낮추는 현명한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반려동물 양육 가구 1,500만’이라는 “정확하지 않은” 통계가 불러온 여러가지 파장을 비롯해 반려동물에 대한 “낙후된” 시각과 이들의 생존 환경에 대해서도 다룬다. 아직 “물건인 듯 물건 아닌, 물건 같은 동물”로 애매한 위치인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에 대한 관점도 살펴볼만 하다.
합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灰色)지대에 있는 개 식용 문제,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대두된 ‘인수(人獸)공통감염병’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반려인도, 비반려인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 추천
이에 대해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은 “동물의 법적 지위 등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시사 문제, 그리고 사람과 동물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원헬스 개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반려인은 물론,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분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추천했다.
또 국회의원연구단체 ‘동물복지국회포럼’ 박홍근 공동대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동물복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동물보호법 등 최신 입법에 대한 평가를 읽으며 국회에서 앞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