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 의료계에선 이미 지난 2010년, ‘간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뇌전증’으로 병명을 바꾸었다. 무려 10년 전부터 ‘간질’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말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는 얘기다.
‘뇌전증’은 국내 인구의 1%에 이르는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뇌질환들 중의 하나. 환자의 상당수는 무의식적인 경련 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을 보여 취업과 결혼, 면허 취득과 보험 가입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최근엔 강아지, 고양이도 뇌전증에 걸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의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질환.
이에 대해 롯데네슬레코리아측은 “뇌전증이라는 질병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간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즉, 버젓이 알면서도 판매 욕심에 그 단어를 의식적으로 썼다는 증거인 셈이다.
롯데는 이어 “뇌전증이 반려동물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병인데 이를 예방하는 사료가 없고 약이 있어도 매우 비싸서 사용하기 힘들었다”며 “이번에 반려견 뇌전증 사료의 특장점을 강조하고자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질, 발작 예방 사료로 홍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국내 반려인들의 상식을 무시하는 것으로, ‘뇌전증’이라 하면 소비자들이 모를 것이라 단정 짓고 이같이 홍보해왔음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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