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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속에서 길 잃은 아기 고양이의 고백 ‘나랑 살래?’

 

2020년, 영국에 사는 로라 씨는 농장 근처를 거닐던 중 나무 아래에 쌓인 낙엽들이 들썩거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낙엽을 파헤쳐 보았고, 그곳에는 눈을 게슴츠레 뜬 아기 고양이가 낙엽에 파묻혀 어디로 갈지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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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주의 아기 고양이는 염증으로 두 눈도 뜨기 힘들어하였고, 로라 씨는 고민 끝에 녀석을 품에 안았습니다. 그때 아기 고양이의 몸통을 감싸 안은 그녀의 손에 녀석의 갈비뼈가 느껴졌습니다.

어미 고양이에게 버림받은 아기 고양이가 굶주림 끝에 둥지를 나섰지만, 염증 때문에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해 낙엽 속에 갇힌 것입니다.

그녀는 녀석의 앙상한 갈비뼈를 손바닥으로 따스하게 감싸 안은 채 곧장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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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는 눈에 염증과 약간의 영양실조 그리고 호흡기 감염 증상이 있었지만, 다행히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병원을 나선 로라 씨는 아기 고양이를 직접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남편이 반려묘를 키우는 것에 쉽사리 동의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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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집으로 들어선 로라 씨는 아기 고양이를 보고 놀라는 남편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적인 설득에 나섰고,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하던 남편은 물러설 수 없는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남편은 아기 고양이의 이름을 꼭 자신이 지어야 한다고 했어요.”

아기 고양이 라일리는 그렇게 로라 씨 부부의 정식 반려묘로 입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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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는 염증으로 두 눈을 쉽게 뜰 수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첫날부터 꽤 까불었습니다. 물론, 그런 성격 덕에 용감하게 둥지 밖으로 나섰다가 낙엽에 파묻힌 것이지만 말이죠.

“시야에 무언가 잡히면 일단 다가가서 껴안았어요. 그러다 우리와 거리가 좀 떨어졌다 싶었는지 뒤돌아 다시 달려왔죠.”

로라 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리곤 다시 반대편으로 달려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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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라가 로라 씨의 가족이 된 지 6일이 지나자, 녀석의 눈은 투명한 크리스털처럼 맑아졌고 앙상했던 갈비뼈는 살에 파묻혀 만져지지 않았습니다. 

덩치는 2배로 커졌고, 녀석의 뒷다리 힘은 점프도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내뿜었습니다. 2주가 되던 날에는 혼자서 소파와 침대 위로 기어올라 야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생후 4개월이 된 지금, 라일라는 로라 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수다쟁이가 되었습니다. 녀석은 오늘 자신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았는지 자랑하는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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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라는 태어난 지 5주 만에 자신을 낳은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그 대신 평생 자신을 사랑해 줄 세 가족을 얻었습니다. 로라 씨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언니 고양이 플리스입니다.

지금도 소파 쿠션이나 카펫 아래에 들어가 장난치길 좋아하는 라일라를 보면, 가족 모두가 미소를 짓습니다. 낙엽 사이에서 라일라를 발견한 로라 씨도, 이름을 직접 지어준 남편도 말이죠. 유일하게 플리스만이 긴장한 표정입니다.

“라일라는 플리스를 온종일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합니다. 저 카펫에서 나오면 곧장 또 자신에게 달려들 것을 아는 것이죠. 호홋.”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Laura and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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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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