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귀포시 동전홍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반려견에 의해 전기레인지 점화버튼이 작동해 화재가 발생했다. 출처 제주도소방안전본부 |
[노트펫] 주인이 외출한 사이 혼자 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옆에 놓여져 있던 쓰레기봉투가 타면서 195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길고양이가 음식점의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주변 종이·목재 등을 태워 2400만원의 피해가 났다.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전기레인지에 얼씬대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가 나왔다.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12일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주의보를 발령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최근 5년간 도내 전기레인지(인덕션, 하이라이트 등) 화재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는 8건으로 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들어서 발생한 전기레인지 관련 화재 3건 모두가 반려동물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있는 반려동물이 전기레인지(싱크대) 주변에 음식물이나 먹이를 먹으려고 올라가다 터치식 전기레인지를 건드리면서 불이 났다. 특히 터치식 전기레인지는 사람의 손가락 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발바닥 등 체온이 있는 피부에는 모두 반응하면서 의도치 않은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양이에 의한 전기레인지 오작동 및 화재 가능성 실험. 출처 제주도소방안전본부 |
소방안전본부는 주인 동의 하에 실제 고양이와 강아지를 대동해 화재 실험까지 진행해봤다. 전기레인지는 하이라이트와 인덕션 두 종류로, 조작 방식 역시 터치식과 다이얼식 두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위적으로 고양이와 강아지 발바닥으로 터치식 전기레인지 전원을 조작한 결과 불이 쉽게 붙었다. 다이얼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이동하면서 접촉할 경우 다이얼이 돌아가 오작동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발열온도가 높고 잔열이 오래 가는 하이라이트가 인덕션보다 화재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덕션은 온도 상승 속도가 하이라이트보다 3분여 빨랐지만 최고 발열 온도가 낮았고, 특히 자기 유도가열 방식으로 열을 내기 때문에 상판이 달아오르지 않고 전용 용기에만 열이 전도돼 화재위험은 하이라이트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려견에 의한 전기레인지 오작동 및 화재 가능성 실험. 출처 제주도소방안전본부 |
화재를 막기 위해선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외출하는 경우 전기레인지 코드를 뽑아 전원을 차단하거나 전기레인지 작동버튼을 잠금으로 설정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기레인지 위는 물론 옆에 의류나 상자 같은 화기에 취약한 물건을 두는 것도 피해야할 행동이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유해가스가 적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를 대체해 음식을 조리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전기레인지 화재 위험성을 인지해 안전 돌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