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새라 씨가 트위터에 몇 장의 사진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부모님 집에 낮잠 자는 손님이 찾아왔어요.”
사진 속, 그녀가 말한 손님은 잘린 나무 기둥 위로 올라가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바로 야생 여우입니다.
새라 씨 말에 의하면, 여우는 이번 겨울 수차례나 반복해서 나타나 이곳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습니다.
“대낮에 부모님 집에서 낮잠을 자는 여우를 보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것도 몇 번이나 말이죠.”
여우는 야행성 동물로 밤에 사냥하고 낮에 잠을 잡니다. 그 장소가 새라 씨 부모님의 집일뿐이었죠.
새라 씨가 여우와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했습니다.
“앞마당에 강아지 장난감이 있는데, 눈이 펑펑 오던 어느 날 밤 창밖을 보니 그걸 여우가 갖고 놀고 있더라고요.”
여우는 밤새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나무 위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새라 씨의 부모님은 여우가 무척 반갑고 귀여웠지만, 녀석의 삶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피해 다니곤 했습니다.
하지만 툭하면 집에 찾아와 정원 나무 기둥에서 낮잠을 자는 녀석을 항상 완벽하게 피하기란 불가능했죠. 새라 씨의 아버지가 마트에 다녀오다 여우와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순간 새라 씨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잠을 깬 여우가 고개를 들어 아빠를 쳐다보더니 다시 엎드려 잤어요. 신경도 안 쓴 거죠.”
야생동물 보호단체에 의하면, 여우는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선호해 높은 곳을 좋아하며 나무를 무척 잘 탑니다.
야생에서는 종종 나무 위에 있는 매 둥지나 부엉이 둥지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여우의 습성에 대해 전해 들은 새라 씨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녀석이 우리 집을 최고의 보금자리로 점 찍은 것 같네요. 햇볕도 잘 들고, 높은 나무도 있고, 부모님은 녀석을 귀찮게 하지 않으니까 말이죠.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곳일지도 모르겠네요!”
한편, 새라 씨의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귀여운 여우의 사진에 즐거워하면서도 “나무가 얼마나 줄었으면” “먹이가 부족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까”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