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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입양의 날] 지니의 입양스토리

비니의 입양스토리에 이은 지니의 입양스토리 🙂

이것도 역시 좀 길어질 것 같다.. 길고양이도 사랑을 주면 바뀝니다.

지니의 경우, 성묘 때 데려왔다.

지니가 2살? 3살쯤 되었을 때고 지니는 우리 할아버지 시골집에 눌러앉았던 길고양이였다.

애교가 정말 많았던.. 자길 괴롭히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에게 하악질 한번 못했던 순둥이 지니…

할아버지가 가꾸는 밭을 지니와 꺼먼찐이가 화장실로 사용했었다.

그래서 계속 한탄을 하셔서.. 주기적으로 고양이 모래와 화장실을 그리고 사료를 가져다드렸었는데

지니를 데려오던 날도 할아버지 집에 모래를 배달하러 갔었던 날이다.

지니의 옛날 사진이다. 지금이랑 정말 다르다.

차에 모래를 한가득 싣고 할아버지집으러 갔다. 그리고 지니는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려고 집에 잠깐 데려와서 보호할 생각이었는데 못본 새 지니가 새끼를 낳은 것이었다. 6마리;

허 .. 너무 암담했지만..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뭐에 위협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집 지붕에 지니가 새끼를 물고 가다가 크게 다칠뻔한 적이 있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새끼들의 상태를 보니, 눈도 붙었고.. 젖을 많이 먹지 못해 영양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집 주변에 산이 많아서 멧돼지, 독사, 쥐, 지네가 많이 있고 산에 사는 고양이, 들개가 너무 위험했고

…..

엄마가.. 눈이 많이 붙은 아이 둘은 데려가서 우리가 케어를 하자라고 하셨고 나는 안된다.. 엄마랑 자식이랑 어떻게 떨어지냐 하면서 눈물을 보였고 엄마는 그래.. 다 데려가자..라고 하면서 모두 다 집에 데려오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니를 둘째로 받아들일 계획은 없었었다. 비니가 너무 외동묘 성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때까지의 임보 경험 상^^.. 둘째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있었음)

평수가 작은 집이라.. 따로 임보할 공간이 없어 베란다에서 임보를 하게 되었었고 처음에 진짜 환경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지니는 새끼들을 잘 케어해줬고, 2.7kg의 작은 체구였지만 잘 먹고 잘 싸줘서 정말 건강해졌다.

신기하게도, 내가 비니를 반려하면서 많은 임보를 했었을 때 비니는 임보 고양이들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있었었는데

지니는 그냥 가만히 쳐다만 보더라.

진짜 하악질도 몇 번 안 하고.. 새끼들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베란다가 너무 춥다고 느껴졌고, 비니도 잘 받아주니까 성원에 힘입어 거실에 텐트를 치고, 베란다랑 연결해서 전기장판을 틀고.. 다시 임보 시작.

너무 허술하고 허접한데.. 저 당시의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

비니와 격리하면서,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사람도 드나들 수 있어야 하니까.. ㅠ ㅠ

또, 지니가 저 땐 많이 약해 보여서 엄마랑 나랑 교대로 새끼들 밥같이 먹여주고 케어해주고.. 지니도 케어해주고 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가들은 눈을 다 떴고! 고름도 안 나오고~ 허피스도 많이 나아졌고 배도 빵빵해지고 정말 건강해졌다.

물론 우리 지니도. 2.7 에서 3.5까지 찌웠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4.9의 돼지이지만..ㅎ 저땐 육묘한다고 애가 살이 안쪘었음ㅠ ㅠ

그다음부터는 이제 고다와 동그람이를 통한 본격적인 입양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지니의 6마리 아가들은 모두 동그람이와 고다를 통해 입양되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 남은 지니. 지니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우리 집 둘째가 되었다.

살 좀 찌우고 나서 중성화 수술도 했다. 지니의 경우 특징들이 좀 있었는데..

길에서 살았던 것 때문에 이불을 아예 덮지 못했기도 했고 (너무 무서워하면서 발작했음..

지금은 자기가 이불 열어달라고 내 뺨을 때림)

이동장에 넣는 것도 힘들었다.

(자기 살갗이 다 벗겨져도 계속 꺼내달라고 긁었음)

자율 급식이었는데.. 지니는 모든 사료를 있으면 있는 대로 다 먹어버리고 토를 했다.

(길에서 살아온 습성 때문.. 지금은 급하게 먹고 사료모양 그대로의 사료토를 가끔씩 한다)

그래도 성격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순해서 얘는 고양이가 아니라 천사다.라고 했을 정도로

너무 착했던 우리 지니. 물론 지금도 너무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프다.

지니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던 이유 중 하나가 첫째 비니가 지니를 받아들여서였는데, 육묘가 힘들었던 지니를 배려해 준 건지..

비니는 지니에게 심한 장난은 치긴 쳤지만, 다른 임보 고양이들처럼 물어 죽이려고, 화장실 못 가게 하고, 구석에 몰아붙이는 그 정도의 폭력은 가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고 천운이었다. 또, 성묘 입양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고 지니의 경우 꼬리가 짧아서 입양보내는 게 순탄하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집에서 같이 사는게 제일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입양 후 힘들었던 점?

지니를 반려하면서 동물병원 가는 게 제일. 정말 제일 힘들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운전을 못했으니까~ 지니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려면 꼭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 기사님에게 꼭 먼저 말을 했다.

“저 고양이 데리고 탈 건데요 가방에서 안 꺼낼 거고, 가방이 꽉 닫겨있어서 털 안 날립니다. 그리고 절대 문안 열 거고요 고양이가 계속 우는데.. 진짜 시끄러워요..무시하시고 그냥 운전하시면 됩니다. 제가 돈은 두 배로 내겠습니다”

라고 말을 하고 동의를 얻으면 승차했다. 진짜 과장 안 보태고 정말이다.

근데 지니 중성화 수술하고 집에 오는 길에 또 택시를 타서 저 말을 했는데

택시 기사님이 “괜찮으니까~ 타세요 타세요” 라고 했었는데

집에 한.. 반 정도 왔을 땐가?

진짜 지니는 1초도 쉬지 않고 앵옹애앵에엑우에엑

우에에엑앵앵웅ㅇ앵우앵 하고 울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아 ㅆ발 ㅈ나 시끄럽네 고양이ㅅ끼 죽여뿟까” 라고 혼잣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너무 당황해서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하니까

“아니 ㅆ발 시끄러운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개ㅆ 재수가 없을라니까”라고 하는 것이었다.

진짜 더 심했으면 더 심했지 과장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집까지 가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여기서 기다려. 집에 고양이 데려다 놓고 올 테니까 ㅆ발 새끼야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라”라고 하고 계산을 하지 않고, 핸드폰을 택시에 집어던져둔 채 뛰어서 집에 올라가서 빠르게 지니를 풀어주고 뛰어내려와서 택시 아저씨에게 내리라고 했다.

그때 아저씨가 내리고, 진짜 대판 싸웠었는데 내가 화가 났던 거는.. 나는 택시 승차전에

분명히 말을 했었고. 아저씨는 괜찮다고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고양이에게 공포감을 줬다는 점이다.

나한테 뭐라 그러는 건 별로 화가 안 나고 잘 참을 수 있는데.. 내 고양이한테 뭐라 하는 거는

참을 수가 없다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고, 분노 조절도 되지 않았다.

아무튼.. 그 이후로 운전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운전이 너무 무서웠지만 동물병원에 가기 위해 운전도 많이 연습해서 지금은 잘 타고 다닌다.

지금은 펫택시 그런 게 많아서 다행이다.

가끔 살다 보면 정말 몰상식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럴 때 내 고양이를 보호하고 자기 자신을 보호할 정도의 멘탈은 보호자에게 꼭 필요한 것 같다.

같은 고양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이 다르다.. 우리 지니.

첫째 비니가 나밖에 모르는 아이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병이 생기는 개복치라 내가 지니를 껴안고, 뽀뽀하고 하면 비니가 지니를 때리고 물고 난리를 쳐서 지니는 나보다 엄마나 동생이 더 예뻐해 주고 있고, ​

비니가 질투가 많으니.. 퇴근하고 집에 오면 꼭 공주님 안기로 고양이들을 안아주고, 뽀뽀하는데 무조건 비니 먼저 해주고 지니를 해준다.

간식 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늘 두 번째라.. 지니에게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눈 인사를 한다.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우리 집에, 우리 가족에게 와줘서 너무 고맙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마운 우리 지니.

고양이도 사랑받으면 이렇게 변한답니다.

계획 없던 입양이었지만, 그렇다고 대책이 없는 건 아니랍니다. 제가 굶더라도 고양이는 안 굶길 자신 있어요. 돈이 없어서 파양한다 이런 말은 죽어서 하세요. 나가서 막노동이라도 하세요.

반려동물 입양..

정말 많은 돈을 필요로 하고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아야 하며,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는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남들보다 행복하다는 것? 방금도 고양이 카페에서 4년 키운 고양이 늦사랑을 만나 파양하고자 한다며 글을 썼더라고요 지랄하지 마세요.  진짜.. 자기합리화하지 말라고요.

그러다가 아기를 낳았어. 근데 또 다른 남자가 좋아졌어. 그럼, 늦사랑을 만났으니까 아기 파양함? 정말.. 예시가 너무 극단적이긴 하지만 맞말아인가?

파양하면 누가 잘 키워준답니까?

약속이라도 하셨어요?

어쩜 그렇게 머리를 텅텅 비우고 살 수 있죠?

내 반려동물은 내가 반려해서 행복한 거예요.

남이 반려하면 얘네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

이상.. 또 진지충이었던 입양글이라고 써놓고는

파양 이라는 단어에 급발진했던 글 이었습니다.

하하.. 좋은 꿈 꾸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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